제주도 여행기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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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어나서 처음으로 귤따는 것을 체험해보러 갔다.
    넓디넓은 농장이 노란색 알들이 콕콕 박힌 초록색 물결로 넘실거렸다.
    귤나무마다 제각각 맛이 다르니 먹어보고 입맛에 맞는 귤나무를 찾으면 된다고 해서,
    귤나무 이파리들에 고여있던 빗방울에 옷자락이 젖는 줄도 모르고
    망아지 두마리처럼 온 귤밭을 폴짝폴짝 헤집고 뛰어다니면서 인생 귤나무를 찾았다.
    물려서 더이상 못먹을 때까지 귤을 따서 먹어대고 봉지 하나를 두둑히 챙겨서 나오니
    온몸에 귤향기가 배어있었다.

  • 제주도를 여행하다보면 어디서든 흔하게 볼 수 있는 표시가 있다.
    말 모양의 로고가 그려진 주황색과 파란색 리본.
    이게 올레길을 알려주는 표시라는 것을 알고부터,
    나뭇가지나 기둥같은데 묶여서 바람에 나부끼는 리본을 발견하면
    비밀의 정원으로 가는 표시를 찾은것 마냥 반갑고 설렜다.
    올레길 7코스의 해안길을 걸으면서,  
    맨 처음 올레길을 계획하고 만들면서 이 아름다운 길을 따라 리본을 묶으며 다녔을 사람들의 기분은 어땠을까 상상해 보았다. 

  • 숙소 가는 길에 한라생태숲이라는 곳이 있다고 해서 들렀다.
    생태숲이라는 청소년 교육 프로그램스러운 이름도 그렇고 겨울에 뭐 볼게 있을까 하는 생각에 시큰둥하게 도착했는데, 웬걸, 하늘과 맞닿아있는 신비롭고 아름다운 정원이었다.
    한라산에 사는 선녀들이 정성껏 가꾸어놓은 하늘 정원을 하찮은 우리들이 침범한 것 같아서 조심조심 걸어다녔다.
    사람이라곤 우리뿐인, 시간이 멈추어 있는듯한 정원에서 오리들은 한가롭게 연못 위를 떠다니고 있었고
    노루 한마리도 겅중겅중 뛰어다니다 우리와 눈이 마주쳤다.
    울타리에 갇혀있지 않은 노루를 처음 본 우리가 얼어붙어 있는 사이 노루는 순식간에 풀숲으로 사라졌다.

  • 아름답기도 유명한 제주도의 수많은 오름 중에서도 제일 추천한다는 제주도 주민의 말을 듣고
    다랑쉬오름 옆에 자그마하게 붙어있는 아끈다랑쉬오름을 올랐다.
    올랐다고 하기도 민망한 50여미터 짜리의 낮은 오름이었다.
    초겨울 제주도를 여행하면서 길가에 널린 억새를 정말 많이 봤다고 생각했는데
    이 야트막한 오름에 오르자 세상 전체를 뒤덮고 있는듯한 금빛 억새밭에 갇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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